아는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외교안보국제부 김윤수 기자 나왔습니다.
Q. 지난 금요일에 푸틴 대통령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전해드렸는데, 주말 지나면서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핵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위기감 때문 같죠?
푸틴은 애시당초 장기전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에스토니아의 전 군 사령관은 "러시아 전쟁 물자가 사나흘치만 준비돼 열흘이 지나면 전쟁수행 역량이 소진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습니다.
벌써 침공은 닷새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수도 키예프를 점령하지 못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건재합니다.
푸틴은 속전속결로 결론을 내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안되자 조바심이 나면서 핵 카드를 꺼냈다는 거죠.
푸틴이 최근 "모든 것이 나흘 안에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며 노발대발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푸틴의 3가지 오판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신했고, 우크라이나를 너무 우습게 봤으며, 서구의 대응이 가벼울 것이라고 오판했다는 겁니다.
Q. 푸틴 대통령의 핵 언급에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오판하지 마라”고 경고한 건, 워낙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겠죠?
러시아는 실전 배치를 끝낸 1600여 개를 포함해 6000개가 넘는 핵 탄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에 장착하면 미국 본토도 타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폭발 위력이 작은 단거리 핵 무기를 전술핵이라고 하는데, 실제 러시아는 이 전술핵 포탄을 쏠 수 있는 자주포를 우크라이나 국경에 이미 가져다 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푸틴 대통령이 핵 관련해서 뭘 할 수 있는 건가요?
푸틴은 닷새 전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를 선포하면서 "러시아를 방해하면 전례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침공 직전에는 전략 핵무기 훈련을 직접 참관하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러시아의 2인자인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러시아가 모든 핵무기 감축 조약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Q. 핵 위협은 말 그대로 위협이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까? (유튜브 : 감**)
푸틴의 이런 핵 위협은 의도적 또는 우발적 핵 전쟁이 발생할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단거리 전술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의도적이진 않더라도 오판에 의해 혹은 '매드맨'으로 불리는 푸틴 개인 성향에 따라 최악의 선택을 할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단 겁니다.
Q. 처음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대결처럼 보였는데, 점점 세력간 대결로 커지고 있는 분위기에요?
일본 요미우리 신문 중국 특파원의 오늘자 보도를 하나 보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고 중국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시 주석이 미국과 영국의 제재에 대해 "위법하다"라는 표현까지 썼다는 건데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는 미국 그리고 그 우방국들과는 중국이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는 거죠.
미국에겐 중국이 제재 훼방꾼처럼 보일 겁니다.
과거 냉전시기처럼 국제 사회가 향후 미국과 서방 대 러시아와 중국 양측으로 나뉘어 충돌할 가능성, 적지 않습니다.
Q.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첫 번째 회담이 진행 중인데, 돌파구가 마련이 될까요?
극적인 타결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조차 "이번 회담의 결과를 믿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항복을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영토는 단 1인치도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전세계적으로 반러 감정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굴욕적인 패배는 인정하기 어려울 겁니다.
반대로 국제적 비난과 유례없는 제재를 감수하면서도 천문학적인 전쟁비용까지 쏟아부은 푸틴 대통령으로서도 적당히 물러서진 않겠죠.
도리어 최대한 빨리 수도 키예프를 함락시키고 난 뒤 진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큰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협상 결렬 혹은 장기화를 예측하고 있습니다.